이 글은 넷플릭스 드라마를 자주 시청하는 개인의 기록이며, 특정 작품이나 플랫폼의 홍보 목적은 없습니다.
드라마를 볼 때 항상 모든 작품을 끝까지 보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중간에서 멈춘 드라마가 더 많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끝까지 보지 않았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계속 떠오르는 드라마들이 있다. 내용은 선명하지 않은데, 그때의 분위기나 장면 하나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경우다. 이 글은 그런 드라마들에 대한 기록이다.
끝까지 보지 않게 되는 이유는 비슷하다
드라마를 중간에 멈추게 되는 이유는 하나로 정리하기 어렵다. 재미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그 시점의 상황이나 컨디션과 잘 맞지 않았던 경우가 더 많았다. 바쁜 시기에 시작해 흐름을 놓치기도 했고, 생각보다 감정 소모가 커 잠시 거리를 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어떤 드라마들은 ‘안 본 작품’이라기보다 ‘잠시 멈춰 둔 작품’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장면들
끝까지 보지 않았음에도 기억에 남는다는 건, 그 드라마가 나름의 인상을 남겼다는 뜻일 것이다. 특정 대사일 수도 있고, 인물의 표정이나 장면의 색감일 수도 있다. 어떤 작품은 줄거리를 설명하라고 하면 잘 떠오르지 않지만, 떠올렸을 때의 분위기만큼은 분명하다. 완주 여부와는 별개로 말이다.
2025년에 이런 경험이 더 많아졌다
2025년에는 이런 드라마들이 유독 많았던 것 같다. 공개되는 작품의 수가 늘어나면서, 하나의 드라마에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여러 작품을 조금씩 보게 됐다. 그 과정에서 끝까지 보지 않은 드라마도 자연스럽게 늘었지만, 대신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느낌은 더 다양해졌다. 요즘의 시청 방식이 이런 변화를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시 볼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언젠가 다시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그 드라마는 그 시점에 잠시 스쳐가는 경험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다시 본다면 느낌이 달라질 수도 있고, 오히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습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끝까지 보지는 않았지만 기억에 남은 넷플릭스 드라마들은 그렇게 일상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완주하지 않았다고 해서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볍게 스쳐갔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은 경험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