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며 비교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현실과 드라마를 직접적으로 견주거나, 인물의 삶을 부러워하는 방식의 비교는 이미 익숙한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드라마를 보던 중,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나의 상태와 화면 속 분위기를 나란히 놓고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글은 드라마를 보며 나도 모르게 생겨난 그 비교의 순간과, 그것이 어떤 감정으로 이어졌는지를 차분히 정리한 기록이다.
의식하지 못한 채 시작된 비교
그날도 평소처럼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특별히 몰입하거나 감정을 싣고 본 것도 아니었고, 화면을 분석하려는 마음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장면 하나하나가 나의 현재 상태와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인물의 선택이나 상황을 부러워한 것은 아니었지만, 화면 속 분위기와 나의 하루를 자연스럽게 나란히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드라마 속 장면은 정돈되어 있었고, 나의 하루는 다소 흐트러진 상태였다. 그 차이가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조용한 비교로 이어졌다.
비교의 대상은 삶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이 비교는 흔히 말하는 현실과 드라마의 대비와는 달랐다. 더 잘 살고 있다거나, 더 나은 선택을 했다는 판단은 없었다. 대신 그날의 감정 상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드라마 속 인물은 비교적 안정된 표정으로 장면을 지나가고 있었고, 나는 이유 없이 마음이 조금 복잡한 상태였다. 그 차이가 선명하게 느껴지자, 오히려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비교는 열등감이나 부러움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현재의 감정을 확인하는 계기처럼 작용했다.
또한 이 비교는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갔다. 드라마를 끄고 나서도 오래 남아 있지는 않았지만, 그 짧은 인식은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꿔놓았다. 드라마는 여전히 이야기였고, 나는 여전히 나의 일상에 있었다. 하지만 그 둘을 나란히 놓고 바라본 순간 덕분에, 나의 감정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조금 더 정확히 인식할 수 있었다. 드라마는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감정을 비추는 배경처럼 기능했다.
비교가 아닌 확인으로 남은 순간
드라마를 보며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된 순간은, 경쟁이나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 지금의 나를 확인하는 짧은 멈춤에 가까웠다. 드라마 속 장면은 그대로 흘러갔고, 나의 하루도 다시 이어졌다. 하지만 그 사이에 생긴 짧은 비교는 하루의 결을 조금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었다.
이후로 드라마를 보며 생기는 비교를 억지로 피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기보다는, 현재의 감정을 점검하는 신호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여전히 현실이 아니지만, 어떤 순간에는 나의 상태를 비춰주는 거울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그 정도의 역할이라면, 비교 역시 나쁘지 않은 경험으로 남는다.